하나 된 자연 사랑으로 우리 강산을 살린 ‘승리의 선구자’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혜택을 받으며 살다가 자연 속으로 돌아갑니다. 이러한 관계로 우리 인간은 자연을 정성껏 보전해야 할 의무를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은 인간이 사랑하는 것만큼 되돌려줍니다.
우리 선조님들은 하느님으로부터 아무리 아름다운 산하를 부여받았다 하더라도 이를 잘 가꾸지 않으면 자연이 파괴되고 오염되어 크나큰 재앙을 초래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 선조님들은 이 자연을 보호의 차원을 넘어서 신앙으로 섬겨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21세기 우리 인류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경제성장으로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는 있지만 당면한 환경오염 문제로 심각한 재앙에 직면해 있습니다. 핵, 수질, 대기오염, 폐기물 등 엄청난 문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자연환경 문제는 일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인류 전체의 문제이자 과제인 것입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만이 삶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을 확신하면서 어떤 특정인만이 아닌 전 인류가 함께하는 ‘윤리운동’으로 발전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그 동안 수륙국토순례를 통해 우리 강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 자연의 고귀함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외면으로 파괴되고 황폐되어지는 자연의 신음을 들으며 자연을 살려야 한다는 강한 의지도 다져나갔습니다. 또한 세계의 여러 나라를 돌아보면서 우리 국토가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강산인지 절감하면서 축복받은 이 강산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확고히 하였습니다.
이는 천명(天命)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천명을 하느님께 무릎 꿇어 받들어 자연인으로 거듭태어났습니다. 스스로를 자연의 파수꾼으로 자처하며 자연사랑 운동을 펼친 지도 어언 30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난 일들을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빨리 가버린 시간들입니다. 그 동안 뜻을 함께 했던 동지들의 얼굴들이 하나하나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전국자연보호중앙회는 자연을 지키고 가꾸는 순수한 NGO 단체로 자원봉사를 최우선으로 해왔습니다.
그 동안 우리 중앙회는 국가나 기업으로부터 그 어떤 지원도 받지 않았습니다. 오직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봉사정신으로 오늘날까지 활동을 이어 왔습니다. 돌아보면 그야말로 어렵고 고통스러운 순간들이었습니다. 질적으로 좀 더 나은 운동으로 실천해 왔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고통과 시련, 좌절도 많았지만 우리는 오직 함께 한다는 정신으로 지금까지 걸어왔습니다. 이는 모두가 매 고비마다 함께 위로하고 함께 격려하며 한마음으로 걸와왔던 동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와 같은 우리 동지들을 저는 감히 ‘승리의 선구자’들이라 주저 없이 말하고 싶습니다.
그 동안 많은 사고로 함께 하지 못하고 운명을 달리한 동지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특히, 발해 1,300주년 기념 대기획 뗏목 탐사였던 1997년 12월 30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여 항해하던 중 일본 근해에서 침몰하여 사망한 장철수 대장(당시 중앙회 사무처장)과 이덕영 선정(울릉도 지부장) 등은 고락을 함께 했던 자연보호 운동가이자 민족을 생각하는 훌륭한 동지들이었습니다. 또한 이진호 고문, 박승웅 고문, 김덕근 사무국장, 이중용 관리실장, 이승규 포천 지부장, 임철환 동두천 지부장을 포함한 그 외 많은 동지들이 아쉽게도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인들의 명목을 진심으로 비는 바입니다.
자연은 나의 스승이자 신앙입니다. 자연환경 문제는 우리 인류의 문제이자 과제입니다.
그리고 세계는 자연 앞에 ‘하나’입니다. 거기엔 국경도 지역도 없습니다. 오직 하나뿐인 자연만 있을 뿐입니다. 전국자연보호중앙회 국제연맹의 창설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 된 인류, 하나 된 자연, 하나 된 사랑, 이것이 전국자연보호중앙회의 비전이자 미래의 이상(理想)입니다. 30년을 시작하며 우리 중앙회는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다집니다.
전국자연보호중앙회 정신을 본격적으로 구현할 첫 걸음을 새롭게 나섭니다. 이제 전국자연보호중앙회는 그 동안의 역량을 총집결하여 세계의 환경 단체로 거듭 태어날 것입니다. 그리하여 생명의 근원인 자연을 지키고 살리며 지구를 지키는 ‘지구수비대’로서의 사명을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자연사랑 인간사랑 30년, 그 동안 온갖 역경을 극복하며 함께 해온 우리 동지들과 어렵고 고통스러운 생활을 함께 꾸려온 가족들, 오랜 세월을 묵묵히 자연보호 운동에 온몸을 던진 이 땅의 자연보호 운동가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전국자연보호중앙회 총재
유 명 준